더운 여름이 가고 시원한 가을이 와서 창을 처다보니 얼룩이 시야를 가린다. 창 닦는 기다란 봉 끝에 달린 걸레에 세제 탄 물을 적셔 바르니 창이 불투명해보인다. 고무 주걱으로 긁어 내니 창이 보이지 않고 그 너머의 경치가 보인다. 창의 존재 가치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긁어내도 없어지지 않는 얼룩과 씨름하다 지쳐 창청소 로봇을 샀다. 진공청소기 같은 소리를 내며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기어오르고 기어 내리는 모습이 재미가 있다. 바짝 마른 걸레를 장착했을 때는 주르르 미끄러지는데 걸레에 세정액을 뿌리니 창에서 떨어지지 않고 잘 붙어 다닌다. 이 최첨단의 로봇도 자연의 물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없나보다. 창문 닦는 로봇을 보아도 알 수 있듯 중국의 제조업이 곧 한국의 제조업을 뛰어 넘을 것 같다..